직지 프로젝트 소식 #12 Far Beyond The Sun. 마지막 소식 이후 어언 두 달이 지났나요? 어? 정말 그렇네? 흠. 참고로, 이 문서는 백퍼센트 재활용한 전자로 만들었습니다. 예상보다 항상 길어지는군요. 프로젝트의 숙명입니다. Earth & Fire의 Song of The Marching Children 을 들어보셨나요? 그냥 떠 보는 말입니다. fadeout. 그동안 제 생활은 직지로 점철되었습니다. 직지로 점철되었다니? 도대체 무슨 뜻인가?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정열적으로 직지 2차 교정작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새벽 4시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지는 작업 덕택에 술을 멀리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돈이 굳게 되었고, 그래서 책을 사서 하루에 두시간씩 보기도 했습니다. 호! 여기서는 이렇게 띄워 써야 하는 거였군! 그렇게 무릎을 탁 치면서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저녁때 보통 하던 일인, 책을 읽던가 술을 먹던가 책 먹고 술을 읽던가 하던 단조로운 생활패턴에서 해방되었던 것입니다. 교정은 힘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삶은 비가역적인 현상, 우주는 열적 종말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쓰러지면 안된다. 한줄만 더 살펴보고 쓰러지자. 술자리는 안된다. 사람들을 만나지 말자. 비디오는 안 된다.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고기를 피하자(달걀도 안된다). 여자를 멀리하자. 초고화질 세라복 일본 미소녀도 안된다. 천만아동이 지켜보고 있다. 저녁에는 부족한 바이타민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과일을 사다가 바퀴벌레들과 함께 사이좋게 나눠먹기도 했습니다. 집에는 근 한 달 동안 오직 브랜디 한 병과 소주 두 병 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여 만에 거울을 봅니다. 변함없이 잘 생겼군요. 머리칼은 덥수룩하게 자랐습니다. 집안이 거진 쓰레기장처럼 변해 있습니다. 새벽에 끓여먹은 라면 봉투, 여기저기 흩어진 오렌지 주스 병, 비닐 봉지들, 널부러진 책들. 한 달째 옷을 안사 빨지 않고 그냥 입고 다니는 단 한 벌의 찢어진 청바지. 아... 내일은 오랫만에 청소나 할까? 세상은 징후와 기시감, 뜻모를 상사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조금만 주위를 기울여 관찰해 보면 사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가 기괴하기 짝이 없을 지경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렇게 말해도 문명사회에서 느끼는 소외와 괴리감, 그리고 소통단절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본인이 돌대가리라서 그러려니 하면 속이 다소 편해지지 않을까 위로의 말씀을 일단 드리고 싶군요. 술김에 시작한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마감해 가면서 어떤 종류의 감정으로 이런 가벼움이 지닌 중량을 계량할 수 있을까 하는 웃기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악이나 깡? 우하하하! 단촐하게 간신히 남아있던 해맑은 정신이 방금 그것을 비웃었습니다. 2차 교정 작업은 김주영님과 함께 했습니다. 36권의 서적중 상당부분을 지원해 주셨으며 제게 있어서 김주영님은 흡사 24시간 편의점처럼 듬직한 존재였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새벽 4시 15분, 교정은 '난항'에 빠졌고 '담배'가 떨어진 지 이미 2 시간여가 지난 몹시도 끔찍스러운 '애연가'의 고통과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어두운 도시의 뒷골목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찬란히 빛나고 있는 24시간 편의점. 김주영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2차 교정 작업은 아마도 2주 이상 지연되었을 것이며, 하늘이 협찬한 제 수명도 그만큼 짧아졌을 것입니다. 교정 그러나 교정. 저는 아직도 맞춤범 오류가 나지 않았을까 두렵기만 합니다. 놓친 '밟->밝'자는 없는가? 주목해야할 '편->면'자는 없었던가? '혹성- >행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로케트->로켓'과 '로보트->로봇'은 어찌 되었을까? '집안'은 올바로 붙여쓰고, '숲 속'은 올바로 떼어 썼던가? 말을 해다오 아이디어회관 SF 36권아! 그러나, 더 이상의 노동력이 하늘에서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 이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상황을 타개할 만족스러운 대안이 없는 지금, 오로지 강철같은 의지와 '하면 된다'는 새마을 정신으로 꿋꿋하게 버텨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유일한 위안은, 아이디어회관의 SF 자체가 아직도 재미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었노라는 것과 '철자 보다는 내용과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나름대로의 자기위안을 추구하는 소신이었습니다. 서광운 작, <우주함대의 최후>에서 은하계 여행을 앞두고 이만석 박사가 말합니다. '사실이지 지구는 좁다. 좁고 말고, 인간의 과학적인 사고력이 지구보다 더 커지고 넓어진 거야. 그만큼 과학과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 인간은 지구라는 카테고리를 넘어선 거다. 좁은 세상에 발이 묶인 채 살고 싶지 않게 된 거다. 문명이 덜 발달했던 옛날에 마을의 젊은이는 제나름의 새로운 질서와 전통을 확립하려고 미지의 세계로 뛰쳐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지구 전체가 너무도 단조로워서 공연히 섹스에만 정신을 쏟고 있지 않는가?'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여기에 내용이 있습니다. 저 가없는 천연의 '무조건 탐사해야 할' 우주공간을 놔두고 섹스에나 정신을 쏟다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그렇습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13명의 남녀인물들은 무려 5년이란 여행 기간 동안 단 한번의 섹스나 섹스 어필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존 W. 캠벨의 공중해적주식회사(piracy prefered)라는 글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때는 2026년, 수학자 리처드와 물리학자 에드워드는 과학자 답지 않게 온갖 기괴한 발명과 발견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수면가스로 승객들의 암을 치료해주며 하이재킹을 하는 약간 정신이 이상한 천재 해적, 웨이드를 뒤쫓게 되었는데 그들은 웨이드의 뒤를 쫓는 바쁜 와중에도 웨이드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쳐버린 거라면 현대의학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어." 오! 오! 그렇습니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현대의학으로 '미쳐버린' 사람들 또는 '정신나간 10대'를 고칠 수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덧붙여서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웨이드는 과학을 악용했습니다. 과학은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돼야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그렇게 삐뚤어지는 수도 있지요. 저 유명한 뉴턴조차도 약 2년 가량 연구를 중지했던 일이 있습니다. 전기를 연구한 페러데이도 5년 동안이나 낙오자 취급을 받은 불우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다시 재기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따뜻한 손길로 보살펴 줘야 합니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주위에서 모두가 격려해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면 삐뚤어졌던 마음이 없어지고 정상적인 사람으로 돌아와 그 사람의 진짜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직결되는 길입니다." 페러데이는 5년 동안, 그리고 뉴턴은 2년 동안 비뚤어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주위에 지구의 자전축만큼 비뚤어진 사람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 따뜻한 동태찌게에 술 한잔 사 주고 그들의 재능을 발휘케 해 지구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도록 협조케 합시다. 아, 농담처럼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wheel mouse를 사용하여 작업능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휠 마우스의 휠 감촉에 대한 혹자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평에 의하면, '마치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 듯한 기분이었다'라고도 하더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FYI: 문서 윈도우의 오른쪽과 아랫 끝단에 나타나는 스크롤 바를 마우스로 포인팅하여 드래깅하거나 클릭하는 대신 마우스 가운데 버튼에 달려있는 휠로 스크롤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2만 원부터 시작하며, 저는 불우한 가정 형편상 가장 싸구려를 구매했습니다. 다음 작업은 문서에 그림을 넣는 것입니다. 소수의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지원 안 해도 외롭지 않습니다. 지원자가 없어도 작업은 계속됩니다. 잘라서 붙인다. 잘라서 붙인다. 계속 반복한다. 히히히. 재미있겠군. 고독은 나의 천성. USA Today에 버금가는 '버라이어티 뉴스 종합 매거진'을 지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스포츠 투데이'지에 직지 프로젝트에 관한 기사가 올라왔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기자와의 인터뷰 중, 악착같이 기부금을 기증받기 위해 제 통장 계좌를 기사에 실어달라고 애원했으나 통장 계좌는 실을 수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 오로지 휴먼 브레인 앤 머슬 파워만으로 진행되는 직지 프로젝트에 때아닌 돈 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직지 프로젝트 소식 #10> 이후 천사같은 두 분께서 22만원의 성금을 기탁하셨습니다. 보이지않는 위협과 소소한 에티켓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음을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감사합니다!! 보람차게 활용하겠습니다!! 저는 내년 1월 한 달 동안의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직지 프로젝트를 반드시 끝내서 굉장히 시시하기 짝이 없는 자기만족을 반드시 느끼고야 말겠습니다! 제가 약간 정신이 나간 관계로 이만 줄이겠습니다! 직지 프로젝트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다음 소식을 전할 때까지 안녕히!!! 오랬!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왠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올드랭 싸인을 들으며 제 2차 세계 교정작업의 결과를 나열하겠습니다. 36권 제 2차 세계교정 완료. 편집 대기 중. 27세기 발명왕 4차원세계의비밀 4차원의전쟁 미쳐버린 마차/의식 교환기/우주여행 관제탑을폭파하라 기적의 세레나데호/이별/서박사의 실험/모래벌의 비밀 괴기식물트리피드 도망친로봇 동위원소인간 백설의공포 별을쫓는사람들 불사판매주식회사 비글호의모험 공중해적주식회사 살아있는화성인 로봇 AL 76호의 파괴(ROBOT AL 76 GOES TO ASTRAY) 시간초특급 심해의우주괴물 우주의 침략자 아더왕을만난사람 안드로메다성운 악마 나라에서 온 소녀(惡魔の國ガら來た小女) 양서인간 우주대작전 ALL THE TIME IN THE WORLD 우주소년케무로 우주스테이션 무기없는 세계 우주의초고속선 유리탑의 소녀 인공두뇌 PLANET 잃어버린세계 제4행성의반란 초인부대 추락한달 해저 순찰대 타임머신 베디안 합성뇌의반란 합성인간 해저지진도시 행성에서온소년 화성의존카아트 카아트->카트 (99.11.01) 지저탐험 아이보는 로봇 로비/수성로봇 스피디 거짓말쟁이 로봇 하비/전자 두뇌 머신 X 지구의마지막날 열려라, 참깨! 우주함대의최후 명령 시대 텔레파디의비밀 우주도난 lu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