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세계명작을 내면서 | 격려사 | 한국 SF작가 클럽을 대표하여

 


 

SF 세계명작을 내면서

   SF(공상 과학 소설)는 소년 소녀들에게 과학하는 마음, 용기, 공상력,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가장 유익하고 흥미있는 책입니다.

   실로 광대한 우주에서부터 조그만 실험실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의 크기와 깊은 감동, 박력, 인간애에서 나타난 지혜는 수많은 발명 발견을 예언했고, 또 오늘과 같은 눈부신 과학을 낳게 한 원천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세계의 독서계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F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미개척 분야로 방치되고 있어, 우리의 사랑하는 미래의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에너지와 과학에 대한 지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비추어, 본사에서는 저명한 아동문학가, 교육자, 과학자에게 협조를 의뢰해서 세계의 SF중에서도 걸작만을 엄선하여 우선 <SF 세계명작 전 60권>을 계획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조금이라도 이 나라의 과학화에 밑거름이 되고, 어린이들에게 세계로 향한 과학자, 발명가가 될 꿈을 키워 준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겠습니다.

-- 아이디어 회관

 


 

격려사

과학기술처 장관



   사람은 딴 동물과는 달리 스스로의 환경(環境)을 거의 마음대로 만들어가며 살게 마련이다. 정신적인 환경도 그렇지만 특히 물질적인 환경개조에 더 능하다. 그런데, 그러한 물질적인 환경개조는 기초과학(基礎科學)의 연구와 응용과학(應用科學)의 발달이 이룩됨으로써 비로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기계문명(機械文明)의 원리를 먼저 깨달은 서양(西洋) 사람들이 오늘날의 인류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양보다 상당히 늦긴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1백년 전부터 기계문명이 밀물을 타고 들어오기 시작했었다. 전기, 수도, 전화, 기차, 전차 등 문명의 이기(利器)는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고 또한 과학과 기술을 익혀야겠다는 자각을 일깨워주었다.

   우리의 국사(國史)를 돌이켜보면 세계 최초의 활자와 거북선(鐵船)을 만들어낸 과학의 핏줄기를 이어받고 있어 근대과학(近代科學)을 소화하고 현대과학에 도전하는 능력은 결코 남부럽지가 않다. 다만 그러한 능력을 가꾸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과학을 크게 발전시키지 못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민족이 더 잘 살기 위해서 조국근대화(祖國近代化) 라는 큰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서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그리고 과학하는 마음은 청소년 시절부터 기르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과학소설(SF) 작가협회가 있어 청소년들에게 과학하는 마음을 재미있게 일깨워주는 작품(作品)을 엮어 계속 출간한다고 하니 이것이 하나의 산 과학교재로서 널리 읽혀 우리나라의 과학목표 달성에 이바지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1971년 12월

 


 

 

한국 SF작가 클럽을 대표하여

 

서 광 운

 

   우리에게는 단군 신화가 전해오고 서양에는 그들이 좋아하는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가 있다. 모두가 비롯된 일들을 미화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는 자못 이야기가 있어 대대로 몸받아 왔는데 기계 문명이 지구 위에 일어서기 시작한 후부터, 특히 우리의 개화 백년 후부터 거기에는 무슨 신화가 생겼으며 또 창조되고 있을까요? 만일 지난날의 신화가 생명을 소중히 여겨 그 기원을 파고 캐는 작업에 지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새로운 신화는 무릇 물질을 일구는 작업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촛대를 들어 우리의 눈길을 우주(宇宙)의 얼개에 돌린 이는 아인슈타인 박사였습니다. 이를테면 태극오행설과 같은 우주 운행의 이치가 아니라, 별의 탄생에서 빛의 얼개에 이르는 본질을 꿰뚫어 읊어 사람들은 이를 상대성 원리라고 노래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상대성 원리야말로 오늘의 새로운 신화 창조의 첫 장이라 하겠습니다. 이를테면 똑바로 쏜살같이 달리는 광선도 무거운 물체(별) 옆을 지나칠 적에는 구부러진다는 것입니다. 직행(直行)이 곡행(曲行)이 된다는 말에 뭇 과학자들이 눈을 뜬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려는 사람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지요.

   SF. 그러니까 {사이언스 픽션(科學小說)}은 그러한 신화를 가장 알기 쉽게 해설하는 작업이라고 이를 수 있습니다. 딱딱한 과학에서 부드러운 문학으로 뛰어넘고, 또한 공상적인 문학력을 실증 본위의 과학 분야로 들어가는 쌍방 교통을 이룩하는 것이 바로 SF 작가들의 일거리입니다.

   베르느에서 시작한 SF는 백년 동안에 놀랍게 발전하여 지금은 미국, 영국, 소련, 프랑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눈부시게 꽃피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단군 이래 처음으로 SF 작가 클럽이 탄생한 것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던 1969년의 4월 3일의 일. 당시 서울의 종로구 수송동에 자리잡고 있던 과학세계사의 편집실이 바로 산실이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날에 뜻을 같이 한 창설 회원들의 이름을 적어두면 김학수, 오영민, 강민, 신동우, 서정철, 이동성, 지기운, 윤실, 이흥섭, 최충훈, 강승언, 서광운 등입니다. 그리하여 잡지를 통하여 작품 활동을 한결 활발하게 전개하였으며,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을 일독하면 우리나라의 SF 소설 수준이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한국 문학사상 처음으로 에스에프 한국편을 이처럼 알뜰하게 꾸며 내주신 아이디어 회관의 박훈 사장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여러분의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